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척주로에서 띄우는 편지

2014.06.09 12:58

강동수 조회 수:919



 

척주로에서 띄우는 편지 1

 

 

     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 강 동수

 

 

해마다 신년이면 이곳저곳에서 보내주는 다이어리가  작년부터 줄어들더니

올해는 한권도 들어오지 않는다.

새로 한권을 살까 생각하다가 지나간 다이어리를 찾아보니

사용하지 않은 공간이 대부분이라

그중에 거의 사용하지 않은 것을 골라 올 한해 사용하기로 했다

새해가 되면 날마다 일기처럼 빠뜨리지 않고 적으려고 생각해보지만

작심삼일처럼 한 달을 넘기기가 힘들다

지나간 다이어리를 보니 대부분 쓰다만 편지처럼 앞부분만 열심히 적혀있고

나머지는 공백으로 남겨진 것을 보니 올해도 그렇게 될 것 같은 생각에

차라리 날마다 적지 말고 중요한 메모만 하자고 생각하니 메모용도로 사용하기에는

지나간 다이어리도 괜찮다는 생각이다

한편으로 이렇게 생각하게 된데 는 새로 장만한 스마트폰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

스마트폰에 메모기능이 있어 언제든지 펜과 메모지가 없어도

메모 폴더에 약속이나 일정을 적을 수 있으니

굳이 무거운 다이어리가 필요치 않게 되었다

펜으로 메모지에 적는 일은 머지않아 사라질 판이다

전국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었던 빨간 우체통이

해마다 2000개씩 철거되고 있다고 한다.

그 자리를 트위트 댓글이나 문자 메시지가 차지한지 오래되었다

우체통에 우편물이 3통 미만인 경우가 3개월 이상 지속되면

그 우체통이 철거가 된다고 하니

우리 동네에 있는 빨간 우체통을 보존하려면 어쩌면 보름에 한 번씩 소식이 뜸한 친우에게

편지를 보내야할지도 모르겠다

그러고 보니 편지지에 편지를 쓴지가 언제였는지 까마득하다.

몇 해 전까지 그래도 연말이면 연하장에 짧은 인사말이이라도 적어서 우편을 부쳤는데

이제는 컴퓨터에 앉아 문자로 안부를 물어보고 답장도 문자로 주고받는다.

빨리 소식을 전하고 빨리 답장을 받아야 하는 신세대에

편지지는 이제 먼 옛날이야기가 되어간다

그동안 소원했던 이들을 생각하며 묵었던 편지지를 꺼내어

소식을 전하고 싶은 겨울밤이다

날이 밝으면 빨간 우체통으로 달려가 배고픈 우체통에 편지를 넣고 싶다